[ZERO LETTER]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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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Mine
  • 최범진 닥터스글로벌 이사
  • 승인 2024.06.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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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기공계에 띄우는 편지’는 기공계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사회적 현안 등을 함께 나눔으로써 궁극적으로 기공계의 발전을 꾀하고자 마련된 코너이다.

 

우리에게 다소 친숙한 Mine이라는 영단어는 1인칭 소유격의 ‘내 것’이라는 뜻이 있다. 물론 다른 뜻으로 광물을 캐는 '광산'이라는 뜻과 군대에서 사용하는 '지뢰'라는 뜻도 동시에 의미한다.

아침에 출근하며 가끔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메인 슬로건으로 ‘오하당’이라는 단어가 나온곤 한다. ‘오늘 하루도 당신 것’의 줄임말인 오하당 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라디오 DJ 입장에서 보는 라디오 청취자 즉, 당신의 입장이 맞는 표현이다. 하지만 듣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내 것’이 된다. 즉, 오늘 하루는 온전하게 내 삶을 살아가는 날이라는 뜻이다.

맞는 이야기이다. 내 삶을 누가 살아주지 않고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저녁에 잠들때까지 모든 일과는 나 자신의 삶이다. 아침에 엄마가 차려주는 또는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식사를 할 때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물론 아침을 거르거나 직접차려서 먹는 사람도 있지만 누가 대신 나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도 결국 그 밥을 맛있게 먹고 또 에너지를 충전해서 일하는 사람도 본인 자신이다.
언뜻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내가 아닌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말에 의해 움직이게 되고 업무 또한 다른 사람에 의해 밑그림이 그려졌거나 그려지는 경우도 있다. 조금 단순하게 생각해서 받아들이느냐 못 받아들이느냐의 이분법적 해석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단정할 수 있는 것 만은 아니다.

한 걸음 물러나서 보면 직접 행위와 활동을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누군가 내 삶의 한 부분에 방향 지시등을 켜주거나 가이드를 주는 경우가 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내 배경에 밑그림을 그리는 경우이다. 하지만 분명 인지해야 할 것은 밑그림에 색상을 선택하고 칠하고 또 보존이나 덧칠을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며 그런 마인드로 실천을 해야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단색으로 밑그림 위에 색을 칠하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는 작은 변화(?)를 주기 위해 주어진 색상들을 적절하게 섞어 자신만의 유니크한 색상으로 칠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아름다운 그라데이션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채화가 아닌 유화를 그린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수채화의 가볍고 평면적인 그림과는 달리 유화는 스파츌라나 브러쉬 또는 기타 도구를 이용한 두께감과 입체감을 표현하게 된다. 이미 채색된 그림 위에 원하는 색과 이미지로 덮어버리는 방법도 가능하다. 각각 개인의 기호나 취향에 따라 이미 칠해진 그림 위에 자신만의 세계를 다시 그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전체를 덮어 새로운 그림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고, 기존 그림 위에 부분적으로 감성과 표현을 위해 완전하게 새로운 색과 이미지를 추가해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치과기공사에게 있어 ‘나의 것’이라는 부분을 생각해봐야 한다. 누구나 직장에서 자기의 주업무를 중심으로 생활한다.
어떤 경우에는 정말 시간에 쫓겨 좌우 살필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누군가는 그 찰나의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서 자신의 그림을 다채롭게 색칠하는 사람도 있다. 개인차가 있을 것이고 경력에 의한 여유가 뒷받침 되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또는 당장 내일 발전할 부분까지 생각해 짬을 내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단순한 치과기공 업무에 대한 열정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내 것(Mine)을 만들기 위한 열정과 노력이다. 반드시 치과기공 업무에만 제한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지금 시간을 내서 만드는 하나하나가 아날로그 베이스나 디지털 베이스냐의 업무 구분을 떠나 모두 중요하다. 바로 우리가 만드는 치과 보철물은 환자의 구강 안에 처음 들어가는 순간에 성공과 실패의 두 부분으로 명확하게 나뉘기 때문이다.

가끔 주변에서 급여를 많이 받고,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직장을 다니고 그것을 바탕으로 대외적인 신망이 높은 분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분들이 단순히 주어진 업무만 해내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 자신의 것을 만들기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이 단단하게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결코 지금의 포지션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 즉, ‘It is mine.’의 강한 신념이 동반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 것을 만들기 위해 이기적인 언행을 동반해서는 안되며 바로 그 신념의 기저면에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반드시 수반되야 그 성과가 더욱 빛나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도 나의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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