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온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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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온 돌
  • 최범진 닥터스글로벌 이사
  • 승인 2024.01.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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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유 난방 방식이 온돌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아궁이에서 지핀 불을 음식을 조리하는데 사용하고 나머지 열기를 이용해 집의 방바닥에 깔린 구들을 가열하며 바닥부터 따뜻하게 하는 방식이다.

불을 지피고 난 연기는 집 뒤편의 굴뚝으로 배출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온돌은 삼국시대부터 사용했던 흔적이 발견됐고, 약 1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매우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난방 시스템이라는 부분에 전세계 과학자들과 건축학자들은 모두 감탄하고 있다.

특히 불로 돌을 뜨겁게 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고 달궈진 구들이 집안의 따뜻한 기운을 아래에서 위로 올리고 온기의 순환을 자연스럽게 해 방 전체를 따뜻하게 만드는 방식이니 분명 서양의 개별 난로나 벽난로 시스템과는 차별화된 방식의 난방 시스템인 것이다.

온돌을 단순하게 난방 시스의 하나로만 인식하고 해석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 우리에겐 너무나도 친숙하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조금 더 과학적인 의미와 철학적인 해석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불로 돌을 달궈서 전도된 열이 대기를 순환시켜서 결국 공간의 전체적인 온도를 올리는 부분을 생각하면, 서양에서 난방 방식으로 사용하던 벽난로와는 완전히 차별된다고 할 수 있다.

벽난로의 경우 바닥을 데우는 방식이 아닌 나무나 연료를 태우고 그 복사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이나 공간 전체가 데워지는 것이 아니고, 복사열에 의해 벽난로 앞부분만 따뜻해지는 것이다. 이는 난방 효율 면에서는 다소 떨어지는 원리이다.

한국 전쟁이 끝나고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던 미국 대사관 관계자가 한국의 온돌 문화에 큰 감흥을 얻어 귀국해서 온돌을 건축에 적용한 사업으로 큰 부자가 되었다는 부분은 지금도 미국 건축사에 한 일화로 남아 있을 정도다. 이처럼 현재는 방마다 주거 공간마다 바닥에 깔린 온수관을 이용해서 바뀌었지만 그 원리만큼은 온돌이 기원이 된다는 부분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위에서 아래로의 대기순환을 거스르는(?) 힘든 방식의 난방이 아닌, 아래에서 위로의 자연스러운 대기순환을 통한 난방은 매우 과학적인 부분이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는다는 점이 또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어쩌면 온돌이라는 부분은 지금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특히, 변화를 통한 영향이 상하좌우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다소 불안정한 카오스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며,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자연스러운 대기순환의 방향은 바람직한 과정과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치과기공사의 업무도 자연스러운 방향의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를 졸업하고 치과기공사 면허를 취득한 후에 치과보철물 제작을 위한 가장 중요하면서 기본이 되는 부분의 이론과 테크닉을 연마해 가면서 더 고급과정 즉, 상향으로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최근에는 CAD/CAM System의 쾌속 발전으로 그 시작점이 하부가 아닌 중간이나 중상의 포지션이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물론 시대상 기술의 발전과 발달로 이 또한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러운 변화의 모습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튼튼한 베이직이 받쳐주는 가운데 상향 발전과 영향력이 생긴다면 쌓아온 노하우가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임상의 불문율이다. ‘기초가 있다’ 또는 ‘기초가 없다’의 의미는 눈앞에 보이는 현상이나 현실의 변화만을 가지고 전체를 해석할 수는 없다.

시스템과 디지털 기술력의 발전은 분명 튼튼한 베이스가 필요하고 그곳에서 윗 방향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이 이어져야 소위 책임감이 동반된 보철물과 그 제작과정이 되는 것이다. 우리 신체의 일부가 되는 보철물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초부터 튼튼하게 하는 것이 당연하고 중요하다고 하면 요즘 누가 기초작업부터 하냐고 하고, 옛날 이야기나 시대에 뒤쳐진 이야기를 한다고 하는 부류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상향이동을 하려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빨리 위로 올라가려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하지만 온돌은 불에 의해 달궈진 구들이 뜨거워지고 나서야 비로소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공기의 대류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금방 뜨거워지지 않고 전체적인 온기를 위해서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한 번 달궈진 온돌은 금세 식어버리지 않으며 오랜 시간 동안 그 열기를 머금고 있어 집 밖에 추위로부터 방의 온기를 유지시켜 주는 뒷심(?)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급하게 타올라 달궈졌다가 금세 식어버리는 것이 아니고, 다음날 아침까지 밤새 강하게 불어오는 삭풍에서 그 온기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1000년 전의 자리잡은 선조의 지혜가 우리 삶의 원칙과 순리로 자연스럽게 적용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시기에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온돌의 원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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