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Sense] 작지만 깊이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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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 Sense] 작지만 깊이 있게…
  • 정선미 여성회교육이사
  • 승인 2022.03.05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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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소를 운영한지 11년차가 되었다. 처음 시작은 아이들을 돌보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잘 결정했던 것 같다. 그동안 직원을 고용해서 일도 했지만 개인적인 일이 많은 나와는 관계가 맺어지지 못하고 지금은 부부기공소로 자리를 잡고 있다. 가족 기공소는 기공소를 키우는 부분에서는 이로운 점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자유로운 시간을 가지면서 일하기에는 좋은 점이 많다. 특히 아이들을 돌보기에는 더욱 좋은 것 같다. 
초기에는 아이들이 어려 집에 일을 가져가서 작업을 했었다. 교정이라는 특수한 파트라서 가능했던 것 같다. 지금은 디지털 작업이 많아져서 과거에 비해 더 가정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작업과정들이 많아졌다.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 단절되어 일 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한 여성기공사들에겐 희소식이다. 경력 단절이 많은 기공사는 기공소 오픈이 좋은 기회와 환경을 제공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작게 시작해서 일을 놓지 않고 계속 하다 보면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시기가 온다. 아이를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고 일하다가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아이들이 오면 쉴 수 있게 하면서 기공소에서 하루를 보냈었다. 처음에는 아이를 키우면서 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잠시 집에서 살림만 한 적이 있는데 왠지 나만 그 자리에 멈춘 것 같은 느낌이 심해 조금이라도 일을 하면서 나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일하는 엄마’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했다. 
지금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가 됐지만 기공소를 키우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다. 소소하게 자긍심 가지고 일하는 기공소로 만들고 싶고 오래오래 일하고 싶다. 
작은 규모의 기공소이지만 열심히 공부하면서 일하고 있다. 아직 어디서 새로운 기술을 나누는 세미나가 있으면 달려가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 가끔씩 하는 학술제 강의는 자극제 같은 일이다. 나의 강의를 듣기 위해 오시는 회원들에 대한 책임감은 무거운 것 같다. 
첫 강의 때 느낀 뿌듯함은 말로 할 수 없었다. 무대 울렁증이 심했기에 그걸 이겨낸 짜릿함은 지금도 강의를 하고 있는 원동력이다. 나보다 잘하고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기공사들이 용기 내어 마이크를 잡아주길 기원해 본다. 교정 파트는 일을 하고 있는 기공소도 기사도 소수라서 다른 파트보다 일 배우기가 어려워 전국에 있는 세미나는 다양한 세미나를 다니면서 공부 했었다. 
어려움이 많은 것을 알았기에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 두 달에 한 번씩 세미나를 열어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기도 했지만 오는 기사님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았다. 전국에 있는 다양한 기공소 소장님, 기공실 실장님, 기사님 여러 포지션에서 일을 하고 있는 기사님들이 오셔서 교정 장치하나에 여러 방면의 이야기 할 수 있었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울에서 오시는 기사님도 있었는데 지방에서와는 또 다른 기술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한 공부는 일을 할 때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세미나로 배운 기술과 지식은 의뢰서에 적힌 내용 그대로 일하기보다 능동적으로 일하게 했다. 기공소 테크닉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이 통하는 원장님은 기공수가에 대한 가치도 인정을 한다. 2년 동안 개인 세미나를 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지만 지출만 많은 세미나를 지속 할 수 없어 지금은 내부 점검 중이다. 
나의 마지막 목표는 기술을 공유하는 세미나 교실을 만드는 거다. 학교 강의를 시작 한지 5년차가 되었다. 어느 때보다 책을 많이 보고 있다. 학생들에게 내가 하고 있는 기술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게 고민하고 기본을 기준으로 알려 주려고 교과서를 읽고 또 읽는다. 이제 시작하는 미래의 기공사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알려주고 임상과 학교를 이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 
큰 규모의 기공소를 운영하는 소장님들은 대단하신 것 같다. 더욱이 많은 기공사들이 장기 근무를 하고 운영되고 있는 기공소는 정말 대단하다. 교정파트는 보통 소수로 운영되는 기공소가 많다. 소수 기공소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운영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규모가 작은 기공소를 운영하다 보면 일이 갑자기 많아지면 난감하다 이럴 때 서로 연결되어 있어 면 원활하게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공 일을 시작한지 20년이나 지났다. 한 분야에 이렇게 오래 기술을 연마한 나를 장인이라 부르고 싶다. 지금은 아이들도 컸고 작지만 단단하게 기공소는 자리를 잡았다. 이제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일하는 시기는 지났다. 기공소 밖을 내다보고 여유롭게 즐기면서 오래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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