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톨릭대학교 치기공학과는 2020년부터 동의대가 진행하는 KOICA의 적개발원조사업(ODA)에 참여하여 요르단 발카대학교 산하 이르비드 UC의 치기공학과 신설 교육과정과 시설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나는 올해 2월에 이어 7월 현지 교수진을 대상으로 한 치과 CAD/CAM 교과목 연수와 기자재 검수 업무를 맡게 되었다.
연수 시작일에 맞춰 출발지인 부산에서, 인천공항으로 그리고 카타르를 경유한 뒤 우리 일행은 요르단 암만공항에 이른 후 수도인 암만에서 최종 목적지인 이르비드까지 꼬박 하루가 걸린 강행군이었다.
그리고 쉴 틈도 없이 도착한 다음 날부터는 바로 연수 개회식과 기자재 검수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연수를 준비했다.
현지에서의 연수는 국내상황과는 달리 많은 변수가 존재했다. 그 중 현지 교육에 있어서는 실습실의 일부가 준비되지 않거나, 연수를 받는 인원 수만큼 CAD 프로그램이 준비되지 않아 시간이 지체되기도 하였다. 또한 밀링장비가 설치되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고, 국내에서 사용하는 재료와 동일한 제품이 없는 경우도 빈번하였다. 이로 인해 연수과정의 순서를 급하게 변경해야 했고,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기자재와 재료를 활용해 연수 내용을 수정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르단의 치과 임상에서 선택되는 보철물과 그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 기자재, 그리고 현지의 디지털화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상황에 맞는 실습 방법을 고민하고 교육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은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또한 새로운 환경과 문화 속에서 생활하며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궁금했던 문화를 알아가는 시간은 나에게 더없이 값진 순간이었다.
중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조심스럽던 첫 번째 방문때와 달리, 두 번째로 방문하게 된 이르비드는 이전보다 친숙하게 느껴졌지만, 요르단 여름 날씨는 여전히 새로웠다. 중동의 더위와 히잡을 쓰고 다니는 여성이 많은 나라에서 복장 등은 걱정을 넘어 두려움을 안겼다. 뜨거운 햇살 속에서 잠깐 걷는 것조차 고됐지만, 우리나라 여름철과 다르게 습도가 낮아 건물 안에서는 비교적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요르단은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교를 믿지만, ‘중동의 스위스’라고 불릴 만큼 종교의 선택이 자유로운 편이었다. 특히 수도 암만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도 엿보엿다. 물론 이르비드는 외곽에 위치해 다소 보수적이긴 했지만, 적응하여 생활하는데 큰 불편은 없었다. 무엇보다 현지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달콤한 망고와 메론 같은 과일을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었고, 이러한 사소한 즐거움이 한 달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귀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번 연수는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니라, 문화와 기술이 어우러지는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각국의 교육과 임상 환경이 다름을 인정하며, 그 속에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었다. 과거에는 우리가 선진국의 기술을 배우고 따라가는 위치였다면, 이제 누군가를 이끌어줄 수 있는 입장이 되어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도 다양한 국제교류를 통해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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