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디지털 덴쳐,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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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디지털 덴쳐, 어디까지 왔나
  • 김민경 기자
  • 승인 2022.10.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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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덴쳐 제작으로 가는 길, 소재 개발이 관건이다

 

덴쳐 보험급여가 적용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했다. 그 사이 덴쳐 시장에도 디지털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디지털 장비로 한 차례 큰 격변기를 겪은 기공계가 덴쳐 파트 적용으로 또 한 번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 
ZERO는 11월 호를 통해 덴쳐 디지털화를 바라보는 치과기공사들의 시각과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알아본다. 
김민경 기자 zero@dentalzero.com


구강스캐너 보급, 기공계 디지털화에 큰 바람
치과기공에서도 덴쳐 파트는 그동안 아날로그적 요소를 가장 많이 간직해 온 파트로 볼 수 있다. 인상채득을 통한 환자의 데이터 획득 단계에서부터 치아 배열, 치은 형성, 교합 등의 모든 과정과 제작 단계에 있어 기공사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던 덴쳐 파트도 최근 몇 년간 디지털화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 특히 구강스캐너의 보급으로 환자 치아 기록을 디지털 데이터화하는 과정에서 더욱 짧은 시간에 편리하게 작업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덴쳐 보험 급여 적용 10년, 꾸준한 수요 보여
2012년 노인틀니 급여화를 본격 도입한 이후 초기 레진상 완전틀니, 2013년 부분틀니, 2015년 금속상 완전틀니로 급여대상이 확대 적용 됐고 대상연령 또한 초기 75세에서 현재는 만 65세 이상의 건강보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의 상(하)악 완전 틀니, 부분틀니가 상(하)악 각각 7년에 1회 적용 가능한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지원부의 ‘최근 10년간 건강보험 치과진료현황’ 보고서(2020년)에 따르면 건강보험 급여화 이후 총 310만 3000여 명이 급여환자로 치료를 받았으며 그 중 177만여 명은 임플란트 치료를 받았다. 부분틀니는 112만여 명, 금속상 완전틀니는 48만 8천여 명, 레진상 완전틀니는 36만 5천여 명 순으로 나타났다. 
추이로 살펴봤을 때는 레진상 완전틀니는 2015년 이후 매해 3만 여명 이상히 꾸준히 레진상 완전틀니 보험급여를 적용 받았고 금속상 완전틀니는 10만여 명, 부분틀니는 20만여 명 이상이 보험급여를 적용 받았다. 물론 이 수치는 보험 적용 수치로 틀니 환자 숫자는 이 이상이다. 
과거보다 훨씬 구강건강에 신경 쓰면서 덴쳐 제작 수요 지속성에 의문을 가지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보험 급여 적용 항목인만큼 일정 이상의 수요는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크다. 민치아치과기공소 박종민 소장은 “현재 덴쳐 파트 경제성 관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보험적용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보험 적용으로 저렴한 가격에 치료할 수 있는 혜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템퍼러리 덴쳐부터 시작해 적응 중인 기공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강스캐너 보급 확대로 구강 데이터 디지털화가 활발해지면서 기공계 전반에 모델리스를 활용한 디지털 보철 제작은 그 수요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아날로그 영역을 지켜왔던 덴쳐 파트도 다양한 장비와 소재 개발을 통해 조금씩 디지털화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투엘치과기공소 이시영 소장은 “이미 일정 규모 이상의 기공소들은 대부분 밀링머신을 갖추고 있고 3D프린터 또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미 지르코니아 제작을 통해 큰 디지털화 물결을 겪어본 한국 기공계이니 만큼 덴쳐 또한 인식하지 못할 만큼 빠른 순간에 자리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수가는 낮지만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는 템퍼러리 덴쳐 제작 과정에서 3D프린팅을 이용한 디지털 덴쳐를 활용하는 경우들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강도나 심미성에 대한 부담은 적으면서 수요는 꾸준한 템퍼러리 덴쳐 제작에 일단 프린팅 덴쳐를 활용하면서 디지털 작업 과정에 적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덴쳐 파트 인력난, 디지털화 앞당길 것

치과기공계 전체가 인력난과의 싸움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함께 업무할 일정 능력을 갖춘 기공사를 찾는 것은 기공소의 큰 고민거리가 됐다. 그 중 작업 특성상 그동안 아날로그 작업이 많으며 힘들고 어려운 덴쳐 파트의 경우 그 고민의 늪이 더욱 깊은 상황이다. 
실제 여러 파트가 함께 하는 기공소들의 경우 덴쳐 파트 근무자가 타 파트 보다 평균 연령대가 높은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교합과 치아의 형태에 대한 이해 등 연륜과 경험을 필요로 작업 특성상 경험을 갖춘 기공사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상황들도 있지만 실제 덴쳐 파트를 지원하는 젊은 기공사들의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고 일선 치과기공소장들은 이야기한다. 덴쳐 파트의 유지를 위해서도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치과기공 시작 단계부터 디지털 디자인 작업 등을 거친 젊은 치과기공사들을 필두로 현재는 파트의 장벽이 더욱 사라지고 있다. CAD 소프트웨어를 통해 디자인하고 밀링 및 출력하는 시스템이 기공소 전반에 자리 잡고 있어 덴쳐 역시 이런 시스템의 적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덴쳐 디자인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옵션을 구매하는 가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기공소에서는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대우 처음치과기공소장은 “이제까지 덴쳐 디자인을 실행하지 않았던 기공소들 입장에서는 옵션을 추가해야하는 상황이다. 덴쳐 전문 기공소가 아닌 소규모 기공소 입장에서는 적은 물량을 위해 투자하는 것 보다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경제적일수도 있어 자신의 기공소 상황과 물량을 잘 파악한 후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디지털 덴쳐 술자의 노력 필수적 
디지털화라는 것이 장비와 재료만 구매한다고 모두 해결되지 않음을 우리는 지르코니아를 통해 이미 한 차례 경험했다. 술자가 얼마나 노력해서 재료와 장비를 이해하고 노하우를 익히는 지에 따라 활용 범위와 제작 보철물의 퀄리티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덴쳐 파트 역시 다르지 않다. 재료와 장비의 이해가 있어야 하며 기존 작업보다 훨씬 단순화 되는 디지털 워크플로우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구강스캐닝부터 시작되는 디지털 덴쳐 작업에 있어 치과와의 원활한 소통은 필수적인 부분이다. 잘 진행된 구강 스캔 파일이 있어야 환자의 구강 내를 정확히 파악하고 알맞은 덴쳐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스캔 방식부터 환자의 피드백 과정까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날로그적 요소와 디지털 요소를 잘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 형태, 교합 등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좋은 덴쳐를 만들 수 없다. 아날로그 작업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치아의 기본에 대한 이해와 아날로그 워크플로우를 알고 각각의 장점을 접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파이널 디지털 덴쳐, 소재 발전이 관건 
하지만 아직 디지털 덴쳐 제작에 있어 파이널 덴쳐 제작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이미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 기술력을 구현할 소재에 의구심을 품는 경우들이다. 이런 의견을 내보이는 기공사들은 대부분 ‘소재의 강도’에 우려를 표한다. 
특히 높은 저작력을 요구하는 우리나라 식습관 특성상 파이널 덴쳐에 요구되는 강도는 타국가들보다 높다는 것이 기공사들의 의견이다. ‘현재 시중 레진이나 블록들이 이런 높은 저작압을 견딜 수 있는가’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다. 현재 아날로그 작업과 디지털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JD치과기공소 장일환 소장은 “더욱 좋은 장비와 재료가 나와 고퀄리티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게 된다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그래피, 덴티스, 하이덴탈코리아, 쿨저코리아 등 다양한 업체가 덴쳐용 프린팅 레진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며 유저들의 피드백을 통해 제품을 보완해가고 있다. 또한 지난 9월에는 이보클라가 밀링 방식을 통해 덴쳐를 제작하는 Ivotion을 국내에 출시했다. 기공사들이 선택의 폭이 과거보다 훨씬 넓어지고 있다. 민치아기공소 박종민 소장은 “현재 프린팅 레진이 아날로그식 제작 방법 강도의 2/3 이상은 품질이 올라왔다고 본다. 이미 유럽에서는 디지털 파이널 덴쳐 제작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기공계도 멀지 않아 이런 모습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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