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터뷰] 웰컴기공소, 3년 근속자 2주 유급휴가 눈길 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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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인터뷰] 웰컴기공소, 3년 근속자 2주 유급휴가 눈길 끌어
  • 김민경 기자
  • 승인 2022.09.29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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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오래 가는 법 ‘세상에 없는 기공소 만들기’

 

웰컴치과기공소는 ‘세상에 없는 기공소 만들기’ 프로젝트 1탄으로 최근 3년 근속자에게 2주 유급휴가를 지급해 기공계의 이목을 끌었다. ZERO가 웰컴치과기공소 이재두 대표와 이 프로젝트로 휴가를 다녀온 안종학 팀장을 만나 ‘세상에 없는 기공소 만들기’ 프로젝트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김민경 기자 zero@dentalzero.com

 

안녕하세요. 손으로 생각하는 기공사이자 웰컴치과기공소 대표 이재두입니다.
뭔가를 계획하고 예상하며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아니었는데 공교롭게 너무 알려지고, 칭찬해주셔서 사실 부끄러운 마음이 큽니다. 이미 저희보다 더 좋은 복지혜택을 주는 곳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보다 더 뛰어나게 좋은 혜택이나 큰 회사들만큼의 좋은 혜택은 못주지만 제가 줄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챙겨보고자 했습니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너무도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며, 함께 하는 분들이 더 많아진다면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Q. ‘세상에 없는 기공소 만들기’ 처음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솔직히 뭔가를 생각하거나 기대하고 시행한건 아닙니다. 보통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면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서는 길게 쉴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지 않을까요? 저도 똑같이 저연차 힘든 시절을 보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지만 가끔 찾아오는 공허함과 매너리즘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조금만 쉬었으면… 아무 생각 없이 1주일이라도 여행을 갔다왔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들도 나와 똑같은 생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시작해봤습니다.
그리고 이제 경영자 입장이 되어보니 지금 함께하는 친구들이 너무 좋고, 조금이라도 더 같이 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일회성이 아닌 2, 3탄의 프로젝트로 직원들과 좀 더 오래 함께 할 수 있도록 재밌는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Q. 한 명의 부재가 기공소 업무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없었나?
안종학 팀장의 경우 우리 기공소에선 연차가 가장 많고 큰 케이스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직원의 2주간 부재는 당연히 기공소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휴가일이 결정되고 3달 전부터 나머지 직원들의 실력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작업량과 작업 케이스의 난이도를 올려 계속 체크하며 발전시켰습니다. 그렇게 해서 2주간의 부재 기간을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2주가 지난 시점에서 나머지 직원들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고, 결국 기공소 전체 직원의 기술적인 성장이 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습니다.

Q. 기공소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꼭 지켜야겠다고 마음 먹은 부분이 있나
‘내가 예전에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은 하지 말자’입니다.
제가 직원으로 싫어하거나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지금 직원들도 똑같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최대한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기공계 인력난은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도시는 대도시대로, 소도시는 아예 사람을 구하기도 힘들다는 얘기 많이 듣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졸업하고 기공을 하지 않는 졸업생들의 비중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앞으로의 기공계 미래가 더 불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졸업생들과 현업에 일하는 분들이 조금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여건과 급여, 기술력 등이 주어진다면 앞으로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세상에 없는 기공소 만들기’ 어떤 것을 더 해보고 싶은가?
아까 말씀드렸듯 뭔가 인위적으로 하고자 하는 건 없습니다. 다만 미래에 만약 제 아들이 기공과를 가고 기공일을 한다고 할 때 자신 있게 “그 직업 힘들지만 할만할 거야”라고 할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게 저부터 하나씩 노력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졸업했던 2006년에는 주 5일 근무는 상상해보지도 못했습니다. 일주일 7일을 밤새가며 일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세상이 좋아지고, 기공계에도 그만큼 법적인 것들을 지켜가며 주 5일제가 정착되었고, 조금씩 우리의 삶도 나아졌습니다. 저 또한 그 혜택을 받은 사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얻은 그런 혜택은 또 누군가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것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받고 누리는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닌, 우리 선배들의 희생도 있었다는 걸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또한 우리의 후배들을 위해 조금씩 양보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가 직원일 때 느꼈던 불합리한 점들을 하나씩만 고쳐나간다면 다음 세대는 좀 더 많은 혜택을 누리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세상이 바뀌는 건 어떤 특별하거나 뛰어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 바꿔야 한다는 점. 어떤 것을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행동해야 한다는 점. 그렇게 우리가 바라는 좀 더 나은 세상이 올거라 믿습니다.

 

 

 


Q. 3년 간의 웰컴 기공소 생활에 대해 되돌아본다면?
2017년 6월부터 기공소 오픈 멤버로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고, 디지털 치과기공을 웰컴기공소에서 근무하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간 기술적으로 많은 성장을 했었고 이전에 아날로그 치과기공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힘든 순간도 적지 않았지만 주위 동료들과 함께 잘 이겨냈고 또 이번에 좋은 근속휴가가 생기게 되어 기쁩니다.

Q. 본인이 느끼는 2주간의 휴가가 업무 동기부여나 근속 등에 영향을 미쳤나? 
사실 2주간의 휴가가 떠나는 저는 좋지만 다른 동료들의 업무가 걱정됐습니다. 제가 없는 2주간의 공백을 다른 동료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에 휴가를 가지 않으면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동료들도 가기 부담스럽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다른 동료들에게 좋은 선례로 남고자 2주간의 휴가를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휴가를 결정하고난 후 업무 동기부여는 훨씬 더 활력을 띄었습니다. 그리고 근속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Q. 휴가 기간 동안 어떤 일들을 했는지?
2주간의 긴 휴가가 일을 그만두지 않고 근무할 때 받을 수 없는 부분이라서 무얼할 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다행히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는 시기여서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을 계획 했습니다. 9박 10일 일정으로 발리에서 스킨스쿠버 오픈워터 과정 자격증도 취득하고, 거북이도 보고 수영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정글에 산책도 가고 정말 잊지못할 추억을 아내와 만들고 왔습니다.

Q. 휴가 외에도 웰컴기공소가 업무나 처우 부분에서 가지는 장점들이 있을까?
저희 기공소는 80% 정도를 모델리스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치과 안에 있는 기공실이 아닌 기공소에서 이 정도 규모로 업무를 진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치과기공을 제대로 하고 싶으면 저희 기공소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차도 근로기준법에 따라서 진행되고 있어 디지털치과기공도 하면서 근로복지를 누릴 수 있는 곳이 웰컴치과기공소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장에서 기공사로 일하면서 본인이 느끼거나 주위 동료들을 보면서 특히 기공계에서 개선되어야 할 복지 처우 등이 있다면?
기공계는 아직 개선되어야 할 처우가 상당히 많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업무 특성상 규모가 작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저희 기공소처럼 조금씩 근무시간, 휴가 등 개선해 나간다면 앞으로 저희 기공계 근무 환경도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Q. 기공계에 함께 하고 있는 기공사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이 인터뷰를 보시는 기공사분들이 기공 일을 하시면서 일적으로나 만족할 수 있는 삶이 되길 원합니다. 저는 업무 부분에서 제가 만든 보철물이 잘 셋팅됐다고 전해 들었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고, 뿌듯함을 느낍니다. 결과물이 아쉬울 때도 있지만 제가 부족한 부분은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기공사들의 복지, 처우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고 있음에 감사하며 더 나은 환경이 되기를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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