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치과기공사 근로 환경, 기공계 안팎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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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치과기공사 근로 환경, 기공계 안팎의 변화가 필요하다
  • 김민경 기자
  • 승인 2022.09.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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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사 면허 등록자 중 약 60%가 활동인구

날이 갈수록 일선 기공소에서는 일할 기공사를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공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ZERO>는 지난 7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기공계 인력 상황과 현장 기공사들의 목소리, 그리고 나아갈 점들에 대해 알아본다. 
김민경 기자 zero@dentalzero.com


기공사 면허 등록자, 실 활동 인구는 약 60%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 7일 20개 직종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보건인력에 포함된 직종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비롯해 치과기공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안경사 등 이다. 2020년 1월 기준 치과기공사 면허/자격 등록자 수는 33,83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율로 봤을 때 치과기공사는 3.4%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총 보건의료인력 연평균 증가율 5.3%에 못 미치는 수치이다. 증가율이 급등한 작업치료사, 응급구조사 등을 제외하더라도 임상병리사(3.7%), 방사선사(5.3%), 물리치료사(7.5%) 등 여타 의료기사들과 비교했을 때도 낮은 수치이다. 
치과계 관련 종사자 면허/자격 보유자 현황은 치과의사 29,419명, 연평균 증가율 2.9%, 치과위생사 82,784명, 연평균 증가율 7.6%를 보였다. 

면허/자격 등록자 중 실제 활동인구는 얼마나 될까? 
실제 전체 의료인력 중 65.7%가 요양기관과 비요양 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 2010년 당시 활동율 59.6%보다 6.1% 증가한 수치로 과거보다 보건의료 자격/면허 보유자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수치 또한 특정 분야의 증가로 인해 높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치과기공사를 먼저 살펴보자면 전체 자격 인구 33,830명 중 실제 활동 인구는 20,008명이었고 연평균 증가율은 5.3%를 보였다. 비활동 비율이 조산사(54.8%), 안경사(48.2%), 영양사(45.6%), 간호조무사(44.0%)에 이어서 다섯 번째로 높은 40.9%로 나타났다. 실제 면허인력 중 약 60% 정도만 현재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비활동 치과기공사 숫자는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을까? 2018년 비활동 치과기공사는 13,915명, 2019년 13,877명, 2020년 13,822명으로 실제로 비활동 숫자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데이터 상으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연령대로 살펴봤을 때 30대 기공사 비활동 인구는 4,916명(2018년)→4,584명(2019년)→4,335명(2020년)으로 줄어들고 40대 기공사 비활동 인구는 3,773(2018년)→3,859(2019년)→3,918(2020년)으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치과기공사 연평균 보수, 보건의료인력 중 아홉 번째
그렇다면 보건의료인력들의 연평균 보수는 어느 정도일까? 
치과기공사는 2020년 1월 기준 연평균 4,449만원으로 전체 보건의료인력 중 9위를 차지했다. 
의사(2억 3069만 원), 치과의사(1억 9489만 원), 한의사(1억 859만 원), 약사(8,416만원)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의료기사 분야를 살펴보면 방사선사 4,524만 원 임상병리사 4,333만 원, 물리치료사 3,857만 원 등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장에서 인력수급 어려워져
일선 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기공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다른 진로를 찾아 떠나는 케이스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저연차 기공사들을 구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지방의 A 기공소장은 “수도권도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기공과가 없는 지방은 저연차 기공사들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연봉이나 기숙사 제공 등의 조건을 제시해도 직원 찾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특히 기공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아날로그 작업과 관련된 파트들은 적임자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과거보다 기공소 실내 환경이 많이 개선 됐지만 여전히 소음과 분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 디지털 관련 파트를 선호하는 기공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공계가 젊은 세대가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공부하고 뛰어들 만큼 비전을 보여주는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대목이다. 
기공계의 빠른 디지털화 진행으로 과거에 기공사가 직접 하던 일들 중 생략되거나 장비가 대체해주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공사들이 기공사들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신규인력의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물론 디지털 장비의 등장으로 사람이 그동안 할 일을 장비가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모든 것을 디지털 장비로 진행할 수 없고 숙련된 기공사의 손이 필요한 만큼 인력수급에 관한 목소리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기공사 처우 개선, 대대적 인식개선 필요하다
과거 치과기공계는 열정페이로 표현되는 열악한 근무환경과 임금 조건, 그리고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들이 당연시 되던 분위기였다. 
하지만 법적으로 최저임금 보장 및 상승과 근로자 대우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와 함께 기공계 안팎으로 변화의 물결이 커지면서 임금 상승과 근로 환경 개선 등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주5일 근무, 법적 휴가 보장, 야근 수당 지급 등 과거 기공소에서 보기 어려웠던 풍경들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성세대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온라인 상에서 자주 쓰는 표현 중 ‘라떼’라는 말이 있다.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해 현재와 지난날을 비교하며 현재를 지적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라떼”를 말하는 과거의 환경에서 벗어나 현재를 더욱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기공계의 기성세대들이 ‘라떼’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근로 조건 속에서 일해왔다. 그 당시는 일을 배우려면 그렇게 해야만 했고,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고 일했던 시기였다. 과거 어려웠던 환경 속에서 성장하고 자라 현재의 자리를 구축한 세대들 입장에서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어쩌면 낯설 수도 있다. 
하지만 주5일 근무, 법정 연차 휴가 제도, 야근 수당 등 법적으로 지정된 최소한의 제도들을 적용해야 함은 분명하다.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닌 필수의 영역이다. 이 부분에 대해 기공소장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며 법적 영역 이외에도 환경 개선 등의 부분에서 충분한 노력과 의지를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

제자리걸음인 기공수가, 환경개선 걸림돌
하지만 개개인의 변화로 기공계가 변화할 수 있을까? 결국은 기공계 내부에서의 변화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장비나 재료, 인건비 등이 상승하고 있는 와중에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기공수가는 기공계의 처우개선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 실제 기공소를 운영하고 있는 소장들의 의견이다. 
결국 인력 수급, 수당 상여금 지급 등의 문제는 경제적 부분과 맞닿아 있고 기공소 경영 상황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때문에 기공수가 상승으로 기공계 경영난이 일정 부분 해소된다면 각 기공소들이 직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처우 개선이나 복지의 분야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기공계의 기공사 처우 개선이 먼저냐, 수가 상승 등으로 경영 어려움 극복이 된 후 처우개선으로 흐름이 이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으로 변화할 사회는 더욱 쾌적해진 근로 환경을 요구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각 기공소 마다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고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고쳐나갈 시기이다. 

<ZERO>는 현재 기공사 처우 개선과 다양한 복지 제도, 근무 환경 등을 가진 웰컴치과기공소 이재두 소장, 에스플러스치과기공소 이동한 소장, 유정치과기공소 송두빈 소장을 만나 기공소 운영 철학과 기공소 내 복지 등에 대한 인터뷰를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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