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Sense] ‘경단녀’ 탈출에 가장 적합한 직업 ‘치과기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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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 Sense] ‘경단녀’ 탈출에 가장 적합한 직업 ‘치과기공사’
  • 선금주 교수
  • 승인 2022.05.31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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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치과기공사 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여성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기공사라는 직업 자체가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치과기공사들의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타이트한 업무 강도와 출산 등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Woman Sense는 여성치과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고백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광주보건대학교 치기공과 선금주 교수의 원고를 게재한다. 

 

졸업 후 근 10년이 지난 졸업생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그 졸업생은 재학시절 결혼을 했던 기혼학생으로, 졸업 후에는 두 아이 양육으로 치과기공사 직업에 익숙해질 틈도 없이 전업주부로 5년 이상을 살았다.
그러던 중 둘째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는 연령이 되자 다시 직업을 갖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치과기공 업무에 복귀해 보니 그동안 치과기공계가 너무 좋아져서 밤일도 거의 없고, 봉급도 예전에 비해 좋아지고, 업무 자체도 자동화 되어 훨씬 근무환경이 좋아진 것을 경험했다며 행복해했다.

그러면서 ‘교수님! 치과기공사 직업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다른 직업을 가진 친구들을 보면 공무원이나 교사를 제외하고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 다시 그 직업에 복귀할 가능성이 낮고 경력을 인정받고 일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고 했어요. 저는 이전에 없었던 자동화 시스템을 배우느라 초기에는 좀 고전을 했지만 이제는 수월하게 일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라고 즐거워했다.

이런 졸업생의 이야기가 개인적인 의견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2020년 10월 고용노동부의 여성 고용률을 확인해봤다. 그 결과 30~40대 여성의 고용률은 62.7%로 89.0%인 남성 고용률보다 26.4%나 낮고, OECD 평균인 68.4%보다도 5.8%p 낮은 고용률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15~54세 기혼여성 중 결혼과 출산 및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로 거의 20% 가까이 직업을 잃어버린 경력단절의 결과로 유추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로 육아에 평균 7.8년이 소요되며 육아 기간 이후 자신이 근무하던 전공분야에 복직하는 비율은 40%로, ‘경력단절여성(이하 경단녀)’ 56.8%는 자신이 이전에 근무하던 업무에 복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경력단절 이후 직장의 질이나 임금수준은 이전보다 많이 떨어져서 같은 나이에 경력이 단절되지 않는 여성의 평균 월급의 85.3% 수준이고, 임시근로자로 근무하는 비율도 이전의 2배 가까이 되는 결과를 보였다(2020.02.12. 한국일보).  

다시 우리 치과기공계로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3년제 치기공과를 졸업한 대부분의 여자 졸업생들의 연령은 23세이고, 2020년 기준 여성의 초혼 평균연령이 30세가 넘으니 졸업 후 바로 취업한다고 가정하면 평균 7년가량 치과기공 업무종사 후 결혼을 하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이후 육아기간이 평균 7년 이상이 되니 경력단절 기간이 업무 종사기간과 거의 동일하고, 그 세월동안 치과기공계의 변화가 지속되니 다시 원래처럼 능숙한 기공사로 복직하기 쉽지는 않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러나 일하는 여성의 경력 유지를 위해 가장 좋은 요건 중 하나인 ‘유연근무제 도입과 확대’에 자동화된 치과기공 업무는 그 어떤 업종보다도 적합한 직종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요즘처럼 직원 구하기가 수월치 않은 치과기공계의 상황에서 살펴볼 때 운영자인 소장 입장에서는 불규칙한 업무량을 가진 업계 특성상 전일제 직원 채용으로 인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일과 가정을 모두 중요시해야 하는 여성 치과기공사 입장에서도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며 프리랜서로 출근하지 않고 유연하게 일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렇게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프리랜서로 일하려면 어떤 준비를 하여야 할까? 그것은 아마도 기공테크닉과 인맥관리가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것으로 사료된다. 경력단절 전의 근무기간 동안 자신에게 업무를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 테크닉을 쌓아두는 것과 인간적인 신뢰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성실하게 근무하여 인맥을 탄탄하게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렇게 준비된 여성기공사는 얼마든지 본인의 시간을 조절해가며 일하는 유연근무가 가능한 일-가정 양립을 성공적으로 이룬 전문직 여성으로서 그 어떤 직업을 가진 여성보다 멋진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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