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앞바람과 뒷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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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앞바람과 뒷바람
  • 최범진 이사
  • 승인 2022.05.31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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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자신을 기준으로 뒤에서 부는 바람은 뒷바람,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앞바람이라고 한다.  
앞바람과 뒷바람의 관계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 전에 조금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예시가 있다. 우리가 자전거를 타는 과정에서도 가끔 바람을 맞이하게 되는데, 앞으로 전진하는 과정에서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세게 불어올 경우 앞으로 나가는 부분이 어렵다. 페달을 밟는 발에 더 힘을 줘야 하고, 저항을 피하기 위해 자세도 더 낮춰야 하고, 조금 더 세게 발을 굴러야 자전거가 속도를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반대로 뒤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경우 페달을 평소보다 조금 약하게 밟아도 뒤에서 밀어주는 힘 때문에 앞으로 치고 나아가는데 더 수월하게 된다. 게다가 등까지 시원해져서 땀도 식혀주며 더 힘이 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예로, 비행기가 높은 고도에서 제트기류를 뒷바람으로 타고 운행할 때는 연료도 절약함은 물론 목적지까지의 시간도 단축되는 효과가 난다. 반대로 바람을 거슬러 앞바람을 뚫고 나아갈 때는 연료의 소모도 많아지고 시간도 더 걸리게 된다. 그래서 예전에 항공사에서 같은 곳을 왕복하는데 갈 때와 올 때 소모되는 연료와 시간의 차이를 알게 됐다고 한다. 


앞바람이 분다는 것은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힘에 반대되는 영향을 주게 되므로 조금 더 힘들고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추진함에 있어 여러 가지 방해나 반대 요소들로 대변될 수 있는 앞바람은 그 일을 진행할 때 더 많은 노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런 상황이 지속되거나 반복될 경우 방해가 되는 상황이나 요인에 대해 또, 그런 상황을 만드는 방해자를 원망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데 도움은 못주더라도 더 많은 신경과 에너지를 사용해야 함은 물론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마치 뒤에서 잡아당겨 전진과 추진에 어려움을 만들게 되는 원리라는 부분을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뒷바람의 경우는 내가 약간의 힘만 가지고도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밀어주게 되며 신경을 덜 쓰게 되고 에너지도 그만큼 절약하게 되어 심신에 여력이 생기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일을 조금 더 쉽고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 시점이 되면 이 뒷바람의 고마움을 쉽게 잊게 된다. 물론 본인이 노력을 하는 부분이 많거나 집중력과 힘이 길러지면서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앞바람의 경우 원망을 쉽게 느끼고 방해요소에만 집중하여 원활한 진행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아무래도 사람이라는 존재는 주변의 도움이나 감사함보다는 원망과 방해를 더 크게 느끼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치과기공사의 업무를 하는 입장에서 앞바람과 뒷바람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업무의 추진과 진행을 위한 노력은 거의 같다는 전제하에 일을 함에 있어 주변에서 방해와 도움의 요인은 많이 존재한다. 주로 상황과 사람으로 그 요소를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오늘 지르코니아 Long span 케이스를 디자인부터 밀링 그리고 컬러링 과정까지 해서 신터링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자. 디자인 과정까지는 큰 무리가 없이 잘 진행했는데 가공 과정에서 계속 문제가 생겨 일의 진척이 안되는 경우 우린 큰 앞바람을 맞게 된다.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과정에서 장비의 캘리브레이션, 밀링 툴의 교체 등 기본적인 점검이 안되어 있어 반복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장비 관리 주요 담당자를 원망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처 캘리브레이션을 못했다거나 밀링 툴 사용회수를 훨씬 지나친 경우 결과물에서 교체와 점검 징후가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안 되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게 된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하게 되고 관리 책임 및 담당자에 대한 원망은 더욱 커지게 된다.
만약 디자인 후, 밀링 과정에서도 칩핑 현상 등의 방해 요소 없이 디테일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가공이 되었다면 그런 조금은 당연한 결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누군가는 그 장비를 사용함에 있어 늘상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정비와 관리를 했을 것이다. 모든 장비와 기계가 그렇듯 사용상에 불편이나 어려움이 없이 관리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사용만 하는 사람은 자칫 둔감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부분이다. 절대 당연한 것은 아님에도 당연히 여기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바람직하지는 않은 부분이다.
누군가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뒷바람으로 나에게 힘을 실어주고 응원해주는 분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오늘도 치과기공 업무를 하며 뒷바람으로 도움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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