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덕, 그리고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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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덕, 그리고 탓
  • 최범진 이사
  • 승인 2022.03.04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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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모두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항상 응원해 주신 덕분입니다”
“베풀어주신 덕분에 잘 되고 있습니다.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심 어린 감사의 메시지를 주변에 전하곤 한다. 어떤 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데 있어 지지해주는 누군가가 큰 덕[德]을 베풀어주셔서 하고자 하는 일이 잘 풀리거나 또 쉽게 시작과 진행 그리고 마무리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 덕이 눈에 보이는 부분도 있고 보이지는 않지만 좋은 결과를 위한 중간 과정에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부분은 덕을 베풀어주시는 분들의 마음과 그 마음이 전달되는 것이다.
반면, 
“이건 네 탓이야”
“네가 평소에 이렇게 행동하니 결과가 이렇지”
“네가 일을 이따위로 처리하니 일의 진행이 어렵지” 
“이건 네 탓이고, 네가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 이해해서 작업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
진행되는 일의 결과가 나온 상태에서 타인의 탓(책임)으로 돌리는 경우도 많이 접하게 된다. 원하지 않았던 결과에 대해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따지고 들었을 때, 누가 누구의 탓을 하느냐, 그리고 누가 결정적인 실수를 했느냐 등을 이야기하며 관계자들끼리 불편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두 가지 대비되는 현상에 대해 그 원인과 해석 그리고 일을 진행하는 당사자들의 여러 가지를 동시에 평가받게 된다. 사실 어떤 부분이 이상적이고 바람직하며 우리가 진심으로 추구하는 바인지는 자명한 부분이다. 당연히 전자일 것이다. 하지만 일을 진행하는 당사자와 그 과정을 확인하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다르다면 그 해석은 완전히 달라진다. 우선 누구나 인정하고 바라는 전자의 경우, 진행자와 책임자 모두 누구의 공으로 돌리기에 앞서 서로를 입이 닳도록 칭찬하기에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설령 진행자의 역량과 능력 그리고 중간 체크에 대한 성공의 기여도가 책임자에 비해 높더라도 일의 결과는 공동의 공으로 서로에게 칭찬하며 감사의 인사를 나눌 수 있다. 
반면 후자의 경우는 실패의 책임 소재를 따지기에 급급할 것이라는 것은 뻔한 것이다. 일을 진행하는 사람의 경우, 본인이 잘 알고 있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게 마련이다. 물론 그 전에 진행되는 업무에 대한 충분한 사전 지식을 습득하고 실제 업무 시작 전에 일종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생될 수 있는 과정의 리스크(Risk)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했을 것이다. 모르면 물어보는 노력이 우선 필요했던 부분이다. 책임자의 경우도 진행자의 보고를 기다리기에 앞서 먼저 확인해보는 과정이 있었다면 문제의 해결은 물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모두 알고 있는 부분이기에 더 아쉬움이 남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치과기공사에게 임상 보철물 제작이라는 업무에서도 이런 현상들은 많이 나타나게 된다. 모두가 메인(Main) 치과기공사라면 진행과 책임에 대해 성공의 과정과 결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겠지만 흔히 사수와 부사수의 관계이거나 메인과 보조의 관계라면 자기 자신을 생각하기에 앞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전체를 먼저 생각하는 부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책임자의 경우 너무 과정 과정에 의견을 내고 개입하게 되면 혹시 선을 조금 넘어서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자제하는 경우가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만약 부사수가 성격상 붙임성이 부족하거나, 일에 대해 잘 모르면서 누군가에게 간섭을 받기 싫어하거나 아니면 인성에 문제가 있어 받아들이지 못해 ‘그냥 네 맘대로 하세요’라고 놓아 버린다면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어느 경우에 해당되던지 결국 책임자라는 입장에서 일의 성공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고래를 춤추게 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아주 극소수의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책임자로서 방관을 하거나 
‘그래 너 똑똑하니까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라는 방식의 책임회피 명분을 만들어 결과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겠다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부사수의 경우도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트집만 잡나?’, ‘담배 피고 커피 마실 시간은 있어도 일 확인할 시간은 없나?’라는 방식의 홀로 테두리를 벗어나 먼저 한 걸음 다가서서 물어보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소통도 필요하지만 관심과 넓은 마음이 더 필요한 부분이다.
결과에 있어 ‘탓’이 아닌 ‘덕’을 위해 지금 당장이라도 함께 근무하는 사람에게 한 발 먼저 다가서는 마음과 실천이 필요하지 않은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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