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마이스터, 꿈이 아닌 실제가 되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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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마이스터, 꿈이 아닌 실제가 되다 ②
  • 이상효 기공사
  • 승인 2022.02.03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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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기공계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있다

 

국내 많은 기공사들이 해외 진출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과 과정에 대한 정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ZERO는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치과기공사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 독일 진출 8년 만에 독일 치과기공사 마이스터 시험에 합격해
ZTM(ZahnTechnikerMeister) 자격을 취득한 치과기공사 마이스터 이상효 기공사가 ZERO를 통해 독일행을 준비한 과정부터 
실제 독일에서 기공사로 일하며 느낀 점, 마이스터 자격을 준비하고 취득한 과정을 함께 공유한다.
김민경 기자 zero@dentalzero.com

어느덧 2022년 새해가 시작된 지 몇 주가 지나갔습니다. 
새해를 시작하시며 세우신 다짐과 목표, 잘 유지하고 계신가요? 목표를 이룬다는 것이 대게는 한 순간에 되는 것이 아니기에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고 그 꾸준함이라는 것을 넘지 못해 지치고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이럴 때는 큰 하나의 목표를 작게 나눠 한 걸음 한 걸음 해 나갈 때 마다 성취감을 가지고 다음으로 나아 가는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독자님들께서도 연초에 세우신 목표 끝까지 꼭 이루시기를 기원하며 제가 걸었던 첫 걸음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 
독일 생활의 준비 그리고 새로운 출발

 

독일행 준비, 독일어 공부부터 시작
일단 독일 행을 결심했지만 당시 내가 독일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축구, 자동차, 맥주 그리고 소시지가 유명하다는 것뿐. 2013년 8월 독일 행을 결심하고 연내 출국이라는 목표를 잡으며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비자와 언어에 대해 알아본 것이다. 

일단 언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나는 언어 공부에 있어서 기본이자 목표는 대화 능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어라는 것의 존재 목적은 의사소통에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 대화를 위한 언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주 기본적인 문장구조(문법)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단어, 즉 어휘력이며 대화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경험이다. 또한 각 언어마다 가지고 있는 특유의 발음이 있고 그 발음을 내기 위해 쓰이는 혀와 근육의 운동이 달라 원어민이 아닐 경우 정확한 발음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원어민의 발음을 자세히 듣고 따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처음에 발음을 잘못 배우게 되면 후에 그것을 고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당시 나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독일로 출발하려고 했기 때문에 내가 집중해서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기본 문법과 단어였다. 어차피 언어는 현지에서 배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길이라고 생각해 독일에서 현지 어학원을 다닐 계획을 하고 있었기에 기본이 필요했다. 인터넷에 독일어, 독일어 어학원 등을 검색해 보면 꽤나 많은 학원이 나온다. 한국에 독일어를 배우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학원들은 내가 원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학원은 그 교육의 목적이 독일어 능력 시험에 맞춰져 있다. 독일어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독일로의 유학을 꿈꾸는 학생들이며 독일 대학교의 경우 요구하는 독일어 능력 레벨에 미치지 못하면 입학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목표로 하는 학원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내가 원한 것은 이러한 Certificate나 스펙이 아닌 대화 능력이었으며,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기초 문법과 단어였기에 이것들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했다. 얼마간의 검색과 전화상담을 통해 크지는 않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어학원을 찾았다. 당시 나는 수원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어학원은 강남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주말 반에 등록해 일주일에 두 번씩 수업을 받았다. 

처음 경험한 독일어는 정말 충격과 공포였다. 수업 첫 날 배운 알파벳은 분명 영어와 거의 같은데 읽는 법은 다르고 생전 처음 들어보는 알파벳과 발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당시 의욕과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목표했던 연내 출국을 위해 시간이 많지 않았었기에 그냥 외웠다. 문법 또한 영어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큰 차이가 있어 오히려 헷갈리고 어렵지만 일단 그냥 외웠다. 이렇게 두 달 동안 외우고 공부했던 것, 특히 문법이 추후 내가 독일에서 잘 적응할 수 있었던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어학 비자 선택해 출국 준비
그렇다면 비자는 어떻게 준비했는지 이야기해 보자. 사실 나의 경우 비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일단 첫 계획을 어학으로 잡았기 때문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워킹홀리데이 비자 혹은 어학비자 이 두 가지였고 이 둘 중 나는 빠른 출국을 위해 한국에서 별도의 준비가 필요 없는 어학 비자를 선택했다. 
지금은 코로나 펜더믹으로 인해 출국과 입국에 제한이 많지만 펜더믹 이전에는 한국 여권 소지자의 경우 EU연합 국가에서 3개월 무비자 체류가 가능했고 이 3개월 동안 어학원을 알아보고 등록하여 어학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나는 가진 것도 아는 것도 없었지만 그래서였을까? 무엇이든 하면 될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와 어학 비자의 가장 큰 차이는 경제활동 허가 즉, 돈을 벌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한국에서 주한독일대사관을 통해 발급을 받으며 그 유효기간은 최대 1년이다. 어학 비자의 경우는 주한독일대사관 혹은 독일 현지 외국인청에서 신청이 가능하고 최대 유효기간은 2년이다. 최초 1년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독일에 입국한 후 어학 비자를 받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어학 비자는 2년이 아닌 1년으로 제한된다. 나는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당시 어학은 1년 내로 끝내자고 계획했다) 어학을 마무리하고 치과기공을 하려고 계획을 세워 경제적으로는 조금 어렵지만 어학에 집중할 수 있는 어학비자를 선택했다. 

구체적인 목적지를 설정하라
이렇게 비자와 언어에 대해 준비하며 생각해야 했던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은 독일의 어떤 도시로 가서 어디에서 묵을지에 대한 선택이었다. 관광지로 유명한 뮌헨, 유럽 경제의 중심 프랑크푸르트, 독일의 수도 베를린.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을 하는 와중에 이모의 교회 친구분이 독일 뒤셀도르프에 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나본 적도 없는 분이었지만 그래도 어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한 명이라도 현지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없고는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입장의 나에게는 큰 차이였다. 게다가 알아본 결과 뒤셀도르프에는 과거부터 많은 한국인 광부와 간호사분들 거주하고 계셨고 또 일본 기업도 진출해있어 동양인에 대한 인식도 다른 도시들에 비해 굉장히 좋았다. 

이러한 이유로 갈 도시를 정하고 난 뒤 숙소에 대해 알아보는데 이게 쉽지가 않았다. 일단 인터넷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집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올라와 있는 방도 직접 보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뜻 결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대안이 민박이었다. 독일은 메세라고 하는 박람회가 많이 열리기 때문에 해외에서 오는 사람들을 위한 숙소가 곳곳에 있다. 물론 방을 구하는 것보다는 조금 비쌀 수 있지만 보증금이나 계약 기간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현지에서 방을 구하기 전까지 이용하기로 정했다.

이렇게 출국에 필요한 가장 필수적인 것들은 모두 준비를 마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개월.
8월 2일 독일행을 결정하고 계획을 시작한 뒤로 딱 3개월 뒤인 11월 2일 출국까지 길지 않은 시간을 준비하는 동안 사실 나는 한국에서의 모든 것을 놓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걱정이나 불안감이 많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의욕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왠지 모를 근거 없는 자신감… 출국 당일 이러한 자신감과 2개의 큰 여행 가방을 가지고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나는 모스크바 공항을 거쳐 약 11시간 30분 만에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입국 심사를 무사히 마치고 공항 게이트를 나오는 순간 느낀 그 감정은 아마 평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내가 결국 해냈구나. 이렇게 내 인생에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구나!’(딱히 한 것도 없고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뿌듯했다)

버스를 타고 벽돌로 된 거리를 여행용 캐리어의 요란한 바퀴소리를 내며 한참을 걸어 도착한 숙소는 작은 옥탑방. 이 작고 낯선 옥탑방에서 나의 독일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제가 독일행을 준비하며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에 대하여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실 제가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점은 언어, 비자, 숙소 등 무엇을 어떻게 잘 준비하느냐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한동안 이 부분을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로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네요. 반복되는 일상과 업무 등의 스트레스로 인해 힘든 상황이지만 저와 같이 이번 기회를 통해 긍정의 힘을 충전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을 계획하셨든 여러분은 이룰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계십니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이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다같이 힘내보아요!

다음 이야기에서는 
본격적인 독일 생활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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