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turer Interview] “기공은 내게 인생의 나침반, 디지털 교정 기공에 인생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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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r Interview] “기공은 내게 인생의 나침반, 디지털 교정 기공에 인생 걸었다”
  • 윤준식 기자
  • 승인 2021.09.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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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와 교육생을 위한 소통 공간을 지닌 아카데미 플랫폼 꿈 꿔

문준모 미래디지털교정치과기공소 대표는 2010년대 초반부터 투명교정 분야에 디지털을 활용한 선구자 중 한 명이다. 한발 앞서 디지털 교정에 뛰어든 만큼 국내 여러 기업의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며 강사 활동을 시작해 현재 ㈜아름덴티스트리 아카데미 센터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교정과 보철, 디지털 등 분야를 뛰어넘는 아카데미 사업을 통해 기공계에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다는 문준모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윤준식 기자  zero@dentalzero.com

어떤 계기로 치과기공사가 되셨고 대표님의 대학시절은 어땠나요?
고교 시절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셨습니다. 나름 손재주가 있어 생각해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해 원광보건대 치기공과를 지원하게 됐죠. 90년대만 해도 치과 교정이 치료비가 고가였는데 앞으로는 미용을 위한 교정 치료가 확산돼 교정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인지 1학년 때 부터 교정을 공부 하겠다고 마음먹고 학회 활동을 일찍 시작했습니다. 26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그때의 선택이 맞았던 것 같아요. 
학생 시절 기억나는 일화가 하나 있는데, 당시 학회 활동 중에 보철물 전시회가 있었어요. 파트별로 전시물을 설명해야 하는데 당시 1학년이라 교정 과목을 수강도 하지 않았던 제가 그 자리를 맡게 됐죠. 그래서 교과목을 배우기도 전에 책을 모두 익혀 장치의 기능들을 사전에 공부했었습니다. 그렇게 행사 부스에서 설명을 했는데, Tongue clip에 대해 설명할 때 음압에 대한 부분을 조금 엉뚱하게 이야기해서 관람하러 오신 분들이 웃으셨던 기억이 있네요. 그 덕분에 교정기공이라는 학문이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재미가 있고 공부할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열심히 하게 됐습니다(웃음). 지금의 아내도 이때 만났죠. 

졸업 후 교정 분야로의 진출까지 어떤 에피소드가 있으셨나요?
졸업 후에는 최재우기공소에서 임상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당시 소장님께서는 기공소를 획기적으로 운영하려고 하셨고 대학원 공부도 병행하고 계셨어요. 그래서 ‘기공사도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고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길이 있구나’ 라는 것들을 알게 됐고 공부를 깊이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그곳에서 2년 정도 근무한 후 새로운 테크닉을 배우기 위해 이직을 하게 됐고 그 때 투명교정을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K-line, 김태원 치과를 다니며 김태원 원장님께 투명교정을 배우게 돼 디지털 교정에 대한 부분도 처음 생각하게 된 결정적 계기였죠. 

 

디지털 교정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으셨을텐데요.
수작업을 통해 Set up 시 치아 교합면부터 sawing해 분리하던 방식을 치아 손상을 최소화 하기 위해 치근방향에서부터 Sawing해 Set up을 진행했고 또 치아를 손으로 직접 Set up하다 보면 치아의 이동량을 확인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치과병 시절 방사선 사진의 파일 길이와 실제 파일 길이를 측정해 신경관 길이를 방정식으로 측정하는 것을 떠올려 Set up 전의 모델을 사진 찍고 같은 배율로 Set up한 상태의 사진을 찍어 치아의 이동거리를 방정식으로 계산해 측정하는 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이를 디지털화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했고 김태원 원장님께서 공대 측에 의뢰해 2D Set up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투명교정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죠. 

교정 관련 프로그램 개발에도 참여하셨는데, 이 부분을 소개해주신다면?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보철기공이 디지털화되자 교정 분야도 디지털을 접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2년도에 스트라타시스가 국내 론칭되면서 스트라타시스의 3D 프린팅 솔루션과 3Shape의 Ortho analyzer를 사용하며 3D 디지털 교정에 입문하게 됐죠.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치과용 프로그램 개발이 활성화되기 시작해 2017년 즈음 라온피플이라는 회사에서 인공지능과 연계된 치아 Set up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개발자 대상으로 교육을 요청해 참여하게 됐고, 2018년에는 DDH의 교정 진단용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마고웍스(주)의 치아 자동분할 AI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해 학습에 필요한 치아의 데이터를 제공했습니다.

세미나 강사 활동을 시작하게된 계기와 대표님만의 세미나 컨셉 등을 소개해주신다면요. 
사실 처음에는 세미나 강사 활동에 대한 마음이 크지 않았었는데, 기공소를 운영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투명교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들이 많았습니다. 실질적으로 기공계에서의 교정 분야가 대학 강의 이후에는 이론적인 세미나가 부족하다보니 투명교정 임상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위한 교육 과정이나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기계적 셋업이 임상에 많이 적용됐고 이로 인해 임상에서 실패가 많이 생겨나 결국 안 된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기공사들이 교정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면학 분위기가 마련되면 시장이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돼 2012년부터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디지털 교정 강의를 하게 됐습니다. 공식적인 개인 세미나는 이제 진행한 지 3년 가까이 된 것 같아요. 또 혜전대학교와 원광보건대학교에서 외래 교수와 겸임 교수로 재직 했었습니다.
제 세미나의 컨셉은 기초적인 환자 분석법부터 치아 이동에 필요한 역학에 대한 이해를 위주로 커리큘럼을 구성했어요. 교정 치료는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이죠. 또 치과기공사가 역학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내용들을 이미지화시킨 강의 자료로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게 돕고 있어요. 그리고 실제 임상 케이스를 교정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강하는 모든 분들이 직접 경험하실 수 있게 해드리고 있습니다.   

강사로 활동하기까지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또 하셨던 강의 중 기억에 가장 또렷하게 남아있는 순간은 언제신가요?
기업체에 잠시 근무하면서 시스템 매뉴얼화 작업을 경험했던 게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기업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근로자들이 일률적으로 일할 수 있게끔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매뉴얼화가 필요한데, 이를 직접 만들다 보니 제가 가진 경험들을 문서화해 정리할 수 있었고 이 자료들이 하나씩 모이다 보니 강의 자료가 된 거 같아요. 
기억에 남는 순간보다는 매번 느끼는 부분인데 일반 보철 파트의 기공사분들 중에 교정을 배우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교정을 생각보다 쉽게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어 어려움을 겪으시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본래 사용하던 도구를 모두 바꿔야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일반보철은 한정된 공간을 수복하는 데 중점을 두지만 교정 분야는 과교정과 같이 그 이상의 범주들을 고려해야하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이런 개념들을 이해시켜 드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교정이라는 분야가 사전에 공부해야할 양이 많은데, 이런 부분들이 부족한 것 같아요. 

강단에 오르는 것을 꿈꾸는 학생이나 후배 기공사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어떤 물건을 구매하는데, 구매자가 판매자보다 그 상품에 대해 더 잘 아는 세계는 거의 없어요. 예를 들면, 냉장고를 구매할 때 제품의 종류는 많이 알겠지만 기술적인 부분들은 판매자가 더 많이 알고 있죠. 그래서 설명을 그들에게 듣는 거고요.
하지만 치과기공을 포함해 치의학이라는 전문 분야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세계는 구매자가 판매자보다 더 잘 알고 있어요. 치과기공사가 장치나 보철물을 잘 이해하고 있어도 결국 치과의사가 기공사보다 더 많이 공부했고 더 많은 임상 경험을 갖고 있어요. 아주 특수한 치과기공 시장의 모습이죠. 이런 내용들을 학생들과 많은 분들이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뭘까요? 개인적으로 구매자(치과의사)보다 더 많이 공부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공부했던 길을 더듬어가며 커뮤니케이션 해야만 시장에서 나의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그들을 리딩할 수 있는 정도까지 공부해야 강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공심화과정이나 대학원 진학과 관련된 도전을 많이 했으면 해요. 

대표님의 인생에서 기공은 어떤 의미인가요?
사실 고교시절만 해도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없었어요. 공부하는 재미도 느끼지 못했고요. 그러다 기공과를 진학하게 되면서 나름대로 손재주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일이 재밌어서 이 분야를 더 깊이 있게 공부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목표로 삼은 것들을 이루고자 노력하며 공부하다 보니 다양한 일들에 대한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게 기공이란 표류하고 있었을 때 방향을 제시해 준 인생의 나침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세미나 계획과 개인적인 목표를 소개 부탁드립니다. 
디지털 교정과 관련된 이론적인 세미나 뿐 아니라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세미나를 하고 싶어요. 또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세미나를 강의해 주실 수 있는 강사들을 모아서 아카데미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를 아름 아카데미 센터를 통해 10월부터 진행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어요. 이 세미나는 그 날 듣고 끝나버리는 것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연자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컨셉으로 만들어가려고 해요. 강사와 교육생들의 소통 공간을 만들어 서로가 질문하고 답하며 강사들의 가치를 지켜줄 수 있는 세미나를 운영하고 싶어요. 이런 플랫폼을 아름덴티스트리에서 치과기공전문지 제로와 함께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기공계가 전체적으로 공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최근 기업형 치과산업이 많이 발달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새로운 컨셉들을 기공사가 개발하고 신규 시장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제가 하고 있는 수면무호흡과 관련된 사업인데 기업형 치과산업을 꿈꾸고 있는 분들에게 치과기공사가 만드는 모범적인 선례가 되고자 노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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