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따라가기 그리고 주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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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따라가기 그리고 주도하기
  • 최범진 박사
  • 승인 2020.10.29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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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를 주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 대상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모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 분위기나 흐름에 맞춰 무엇인가를 따라가는 것은 주도하는 것에 비해서 다소 쉬울 것이라는 통념이 일반적인 해석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또는 무엇인가를 따라가는 입장과 또 그것을 주도하는 입장의 차이에 있어, 남극과 북극처럼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일이다.
주도하는 입장의 경우, 치밀한 계획과 실행을 바탕으로 크고 작은 모임, 온라인 커뮤니티, 기업 그리고 국가까지 집단을 이끌고 그 흐름을 주도하는 한 명 또는 두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고, 그곳에서 결정된 부분을 집단의 나머지 구성원이 따라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일 것이다. 규모를 떠나 단체라는 부분은 이끄는 사람이나 무리, 따르는 사람이나 무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나이, 성별, 학력 그리고 국적 같은 다양한 조건을 배제하고 바라본다면 이끄는 입장과 따라가는 입장이 되어 의사 결정과 운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치과기공사의 관점에서 자기가 속한 직장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처음 치과기공소나 기공실에 입사를 하게 되면 주로 파트를 불문 하고 ‘시키는 일’ 위주로 업무를 하게 된다. 일을 몰라서가 아니고 각 기공소나 기공실마다의 분위기와 업무처리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아주 단적인 예로 반드시 정확한 W/P Ratio를 위해 반드시 재료를 계량해서 작업모형 제작부터 해야 하는 곳도 있고, 눈대중이나 경험치를 바탕으로 모형 작업을 하는 곳도 있다. 또한 완성된 작업모형과 대합치 모형을 교합기에 어떻게 붙이는지도 그 방식이 모두 다르다. 이런 부분은 임상적 업무진행 과정의 관점에서 어느 곳이 맞고 틀림의 이야기보다는 직장마다 업무를 처리하는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다. 우리가 알고있는 보편적인 지식상의 방법은 있지만 실제로 보철 제작 업무를 행하는 담당 치과기공사 선생님들의 취향(?)이나 성격 그리고 직장 안에서 행하던 일종의 보이지 않는 룰도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단 이런 경향성이나 예시만으로 처음에 언급한 따라가기와 주도하기를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우리의 보편적인 업무가 사수가 시키는 대로, 또 소장님이 요구하는 대로 따라가는 입장에서 진행될 때 가장 문제가 없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의 업무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면 기공사로서의 담당업무는 아래에서 위로 가는 경우가 드물다고 생각한다.
특히 일반적인 기술직 업무의 경우, 학창시절에 배우고 익힌 치과기공 업무의 특징,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게 된다. 그만큼 과거에는 업무의 보편성이 정착되지 못했고, 시키는 업무 중심의 따라가는 일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비슷한 업무를 오랫동안 또는 일정 기간 매우 집중적으로 하게 되면 능숙해지게 된다. 그것이 기능적인 측면의 업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축적된 오랜 경험에서 업무처리의 노하우도 생기고 소위 요령이라고 하는 부분도 자연스레 체득하게 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업무를 따라가다가 주도하는 입장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업무와 직관된 노하우를 빨리 그리고 많이 섭렵할수록 따라가는 기간이 짧아지고 업무를 이끄는 입장이 된다. 바로 그 업무에 있어 이끌어 가는 시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업무의 특성 파악은 물론, 실무에 있어 자신의 손과 몸이 익힌 체득분을 갖고 실전 임상 업무에 적용함으로써 보다 빨리 이끌어가는 입장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치과기공 분야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 시스템을 기반으로 바뀌었고, 일정 부분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진행된 상태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부분이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의 선택에 어떤 것이 정답이라는 것보다는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고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에 관한 결론이 더 적합한 해석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몸(?)으로 익힌 경험치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던 현실을 이제는 발전된 치과기공 기술과 시스템의 보완으로 그만큼 쉬워지고 빨라
진 시기를 우리는 몸소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달리 해석하면 새로운 따라가기와 주도하기의 패러다임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따라가는 입장과 주도하는 입장의 차이에서 노력을 바탕으로 한 우리 임상 테크닉을 바탕으로 한 발짝 더 내딛어보는 미래를 그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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