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이’라고 하면 얼핏 듣기에 무슨 문학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 아니면 아침드라마의 제목같기도 하고 예전에 유행했던 노래의 제목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옹이의 사전적 의미는 나무에 박힌 가지의 그루터기를 의미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나무에서 가지가 뻗어 나갔던 자리의 흔적을 말한다. 근대화를 거친 이후 자연 나무 소재를 이용한 공산품의 생산이나 소비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동시에 환경을 걱정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세계적 분위기와 맞물려 나무 제품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판매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론 나무 소재를 대체하는 수많은 종류의 재료들과 이것을 이용한 제품이 공장에서 양산돼 나무 재료의 사용량 감소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옹이의 모양이나 형상을 보려면 길을 걷다가 가로수 정리가 된 나뭇가지 부분을 보거나 가까운 공원 아니면 산에서 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손쉽게 이미지를 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목재를 이용해 생활 가구를 제작하는 경우, 자연스러운 나무의 무늬를 이용해 만들게 되면 아름다운 문양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옹이가 있는 목재 부분은 문양을 이용해 가구를 제작하는데 어울림 부분에서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고, 옹이가 있는 부분은 옹이가 없는 부분보다 단단해서 가공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나무로 된 가구를 만들 때는 옹이가 없는 부분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나무 원목에 옹이가 있는 것이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옹이가 있는 나무는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큰 장점이자 훌륭한 재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사용하고자 하는 원목 중간에 있는 옹이 부분은 다른 부분에 비해 매우 단단하고 견고하기 때문에 집이나 건물을 짓는 데 중요한 기둥이나 대들보로 사용하게 된다. 견고한 옹이 부분이 나무의 무늬라는 아름다운 부분을 포기하더라도 기능적으로 더 우선시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의 경우는 어떠한가? 사람도 이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너무 깔끔하고, 뛰어난 외모를 바탕으로 항상 주목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내실은 부족하고 책임자의 자질이 부족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반면 평소의 외모는 그리 눈에 띄지 않지만 중요한 순간과 필요한 시점에서 책임자로서의 믿음직한 모습을 품고 있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묵묵하게 일하며 어떤 집단이나 단체의 장이 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그 사람의 전체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옹이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전면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의 눈에는 단점이나 부족한 점으로 보이는 부분이겠지만, 그 옹이로 인해 비중 있는 일을 추진하거나 진행하는데 있어 든든한 구심점으로써의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치과기공 업무도 비슷한 상황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보이는 모습에 신경을 쓰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업무에 임하는 사람도 있고, 옆에서 무슨 말을 하던지 크게 의식하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편이 더 바람직하고 어떤 편이 그렇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옹이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옹이가 없는 나무는 없다. 그 옹이가 훌륭한 제품의 문양을 구성하는데 일조를 하게 될지, 든든한 대들보의 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될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단점으로 보일 수도 있는 부분이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비단 주어진 상황에서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옹이를 자신의 장점으로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한 사람에게만 장점으로 승화해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내 안에 가진 옹이를 생각해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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