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레터] Listen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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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레터] Listen to...
  • 최범진 센터장
  • 승인 2018.11.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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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범진
- 신한대학교 치기공학과 졸업
- 단국대학교 대학원 구강보건학 박사
- 치과기공기재학회 부회장
- 미라클 디지털 덴탈아트 센터장
 
중고등학교의 정규 과정을 거치면서 Listen과 Hear의 차이에 대해서는 그 단어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무엇인가를 집중해서 듣는 것과 그냥 주변의 소리가 들려서 듣는 것은 차이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집중해서 무엇인가를 듣는 것은 그냥 들리는 것에 비해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가까운 친구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는 그 시작이 바로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단순히 길을 걷다가 카페나 도로 옆 상점에서 들려오는 아이돌 가수들의 인기 가요를 듣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직장인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본인이 속한 파트의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는 물론 협업을 해야 하는 팀 간, 아니면 외부 사람과의 미팅 같은 것을 진행하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이렇게 대외적인 미팅을 하는 자리에서의 대화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자기 자신이 속한 직장 내에서의 부서 간, 개인간 대화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단적인 이야기로, 과거 TV나 기타 언론매체를 통해서 보고 들었던 직장의 분위기나 문화가 수직적인 구조의 성향이 강해서 위에서 아래로만 내용이 전달되던 시기가 있었다면 요즘의 직장 문화나 분위기라는 것은 많은 부분에서 수평적인 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그 수평적인 소통의 실천이 바로 대화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대화의 주제도 직장과 업무에 관련된 다소 정형화된 부분에서 사회, 문화, 경제, 취미, 가족 그리고 커피 한 잔과 먹는 조각 케익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중의 하나이다. 지금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대가 매우 친한친구라도 그가 하는 이야기를 잘 들어야 ‘대화’라는 것이 성립되게 된다. 하물며 직장상사와의 대화 아니면 부하직원과 의 대화에도 잘 듣는 것만큼 좋은 수단은 없는 것이다. 특히 치과 기공 업무와 같이 전, 후의 업무가 직결되는 경우에는 더더욱 중요한 부분이다. 전 과정이 다음 과정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기초 작업이 되고, 또 다음 과정의 완성을 위한 기본과정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Work flow를 고려해보면 특히 치과기공 업무에서의 연계 부서 간 대화는 그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도 업무를 직접 진행하거나 보철물을 제작하는 데 있어 치과 보철물 제작을 의뢰한 치과 병/의원과의 대화는 내부의 대화만큼 중요하다. 치과 기공물 제작을 의뢰한 측에서 환자와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보철물 제작과정에서 제작단계 마다의 요구사항이 생기고 그러한 요구사항의 반영이 환자의 구강에 들어가 셋팅하고 성공으로 바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냥 보고 듣기에도 매우 간단하게 인식되는 과정이다. 만약 위의 과정이 어느 한 단계에서라도 매끄럽지 못하거나 실행되지 않으면 이로 인해 보철물의 성패를 결정짓게 된다.
언젠가 대학을 졸업하고 치과 기공소에서 보철물 제작을 할 때였던 것 같다. 거래처에서 기공 의뢰서에 빈틈없이 빼곡하게 제작 시의 요구사항을 적어오던 거래처가 있었다. 거의 모든 케이스에서 잘 알아볼 수도 없는 작은 글씨로 내용을 적어오는데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동소이한 내용이 많았다. 우선 제작을 의뢰한 인상체나 모형을 접수하는 곳에서 그 내용을 잘 살펴보고 그 내용을 바로 다음 단계로 전달해 주거나 파트별 매니저에게 내용의 확인을 요청하는 경우는 완성이라는 마지막 단계까지 무사히 업무가 진행되지만 때로는 바로 옆자리에서 또는 근거리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내용 전달이 잘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상황에 따라 부득이하게 업무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케이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대화의 방법이나 내용을 전달하는 스킬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업무적인 부분에 있어 신속하게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여 빠른 업무처리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업무 관련 내용 전달체계는 위에서 아래로 전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오늘날 직장 내 대화의 스킬은 위에서 아래로만 전달되어서는 부족한 부분이 생긴다. 같은 현상에 대해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각자의 의견이나 생각도 분명 다를 것이고, 대화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귀 기울여 듣기’를 통해서만이 가능한 부분이며 이러한 방식의 대화형식이 자연스러워질 때 비단 업무상의 어려움뿐만이 아닌 직장 내 생활의 발전 방향이 자연스럽게 제시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누구나 직장에서 초년 시절을 겪으면서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치과 기공업무가 디지털화되면서 업무 간 연계성이 저하되거나, 경력에 많고 적음에 의한 수직적 대화의 흐름에 새로운 루트가 생기게 된다. 우리에게 있어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방식의 대화기술은 치과기공 기술만큼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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