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모든 것이 배움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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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든 것이 배움의 연속
  • 김혜인 기공사
  • 승인 2018.04.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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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인 기공사 
•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회원
• 시테크치과기공소 근무
과거 치과기공사 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 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 자체가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김혜인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회원의 원고를 게재했다.

치과기공사가 된지 만2년이 조금 넘은 새내기인 기공사다. 처음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을 알게 된 건 고등학교 3학년때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어머니께서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에 대해 권유하셨다. 그렇게 김천대학교 치기공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대학 4년을 보낸 후 자연스럽게 치과기공사가 됐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치과기공소에 근무하고 있다.
벌써 3년차라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처음 시작했을 때를 떠올리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아버지께서 첫 출근하기 전 내게 해주신 말씀은 기억조차 나지않는다. 부끄럽게도 예쁘게 코팅까지 해서 내 머리맡에 있었는데도 말이다.
얘기해주신 말씀은 “항상 첫 마음으로, 직장인의 기본 마음자세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성심성의껏하라. 그러면 거기에서 너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 생길 것이다”라고 적혀있다.
간단하게 보이지만 참 어려운 말이다. 항상 첫 마음으로 안 되는 것이 사람의 속성인지라 나 역시도 그랬던 것 같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약 20년동안 부모님의 품에서 보호받고 자랐던 내가 사회에 나와 홀로서기를 하면서 혼란도 많고 눈물도 많이 흘려야 했다.

 
기공은 섬세해야 하고 작업공정이 길고 많아서 민감할 수 있는 작업이다.
그래서 상호간의 소통과 호흡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에너지 소모도 많고 마찰도 생기게 되는 것 같다. 결국 사람 살아가는 것이 다 비슷비슷하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용은 다 다르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어디든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크게 다를게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혼자 일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는 사소한 것 같지만 심오하다. 상호간의 소통과 호흡이 잘 맞는다면 일하는데 있어 활기가 느껴지고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며칠전 대학 입시설명회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대학에서는 사람들이 주로 리더십을 강조하지만 ‘리드’만큼 중요한 것이 ‘팔로우’라는 것이다.
하나의 팀을 이루어 함께 무언가를 수행하고 이루어낼 때 리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팔로우하는 자세다.
리더가 이끄는 역할도 매우 중요하지만 구성원이 되어 따라갈줄 아는 사람 즉 낙오되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내게 이 얘기가 와닿았다. 이 또한 모든 직장인의 일터에서 적용되는 말인 것 같다.
물론 팔로우가 잘 되기 위해서는 좋은 리더가 있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결국 리드와 팔로우, 각자의 역할과 노력이 어우러지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리고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인간에게 배움이라는 것은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다. 하루하루가 다르고, 모든 것이 배움이다. 정말 안되던 것들도 어느순간 자연스럽게 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이런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사람에게도 매력이 중요한 부분인데, 일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기공은 조금 힘들고 더뎌보여도 미세하게 찾아오는 희망과 성취에서 오는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나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을 그만두게 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하지만 내가 선택했고 이 직업을 선택해서 활동했던 것 만큼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기공사가 된지 1년밖에 되지 않았을 때 경북회 여성이사 자리를 제의받게 되었다. 너무나도 부족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내게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그 자리를 통해서 배운 점과 얻게 된 것도 너무 많아서 감사할 따름이다. 살아가는 모든 것이 배움의 연속이다.
아직 2년밖에 되지 않은 내가 내년엔 그리고 3년, 5년, 길게는 10년뒤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기공사로서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다른 것을 배우고 있을지 말이다. 늘 내가 어디에 위치하든 그 모습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무심코 지나쳤던 나의 일상을 되짚어보며 글로 남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함께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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