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과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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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과 무지개
  • 최범진 미라클임상연구센터장
  • 승인 2018.04.27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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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대학교 치기공학과 졸업
- 단국대학교 대학원 구강보건학 박사
- 치과기공기재학회 부회장
- 미라클 임상연구 센터장
봄의 대표적인 꽃, 원래 5월에 피는 대표적인 꽃 중 하나가 붓꽃이다. 꽃봉오리의 모양이 마치 붓(Brush)처럼 생겼다고 해서 붓꽃이라고 이름이 붙은 꽃이다. 사실 이 꽃은 우리에게는 영어이름 아이리스(IRIS)로 더 친숙하게 인식되어 있다고 해도 그리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예측컨대 아마도 2009년 KBS에서 방영했던 드라마의 제목이 <아이리스>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모두 대문자로 표기된 IRIS는 다른 의미가 있겠지만 우선 머릿속에 꽃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당시의 감성이 조금 더 풍부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붓꽃이라고 불리는 이 꽃은 좋은 소식이라는 꽃말도 갖고 있고, 꽃의 여왕, 무지개를 상징하는 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롯한 이 꽃의 의미는 아름다움과 희망의 상징으로도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여신 쥬노의 시녀로 생활하던 아이리스라는 소녀가 쥬노의 남편 쥬피터의 끊임없는 구애를 피해 여신 쥬노의 배려로 무지개 빛을 발하는 꽃이 되었고 꽃들의 여왕으로 인정받았다는 이야기이다.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치과 기공사의 삶을 시작하면서 멋지고 아름답게 조금 더 시쳇말로 표현하면 주변인 특히 졸업동기들에게 인정받고 폼나게 인생 설계를 하고 싶을 것이다. 같이 졸업한 동기보다 월급도 더 많이 받고, 일도 잘 하고, 빨리 파트 책임자도 되고 싶을 것이다.
물론 “그냥 하다보면”이라는 대전제를 깔아놓은 상태에서는 조금 무모하리만큼 하던 것을 기존 방식으로만 고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결코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분명 과거에는 한 가지, 한 파트 그리고 한 작업과정을 하는 데에도 수작업에 의한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이 해보았는가?  일하는 부분에 얼마나 많은 노하우가 있는가? 또 해당 케이스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보았는지 등...다양한 생각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업무가 진행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Digital work flow가 치과 기공의 정말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 현시점에서는 Hand made work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많은 부분이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런 변화 추세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단적인 예로 Pontic이 중간 중간에 2개 이상 섞인 6 -Unit B ridge를 wax-up하는 과정에서 Sprue를 달기 전에 wax pattern을 어떻게 joint해서 어떻게 뽑을 것인지, 또 매몰재의 혼수비를 계절별로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소환로의 온도와 계류를 어떻게 할 것인지...심지어 캐스팅할 때, 불대를 어떻게 하고 링을 깔 때에도 매몰재를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든 일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해서 나온 결과물에 만약 약간의 Tilting이라도 있다면 Solder block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어떻게 Soldering을 할 것인지, 아니면 작업 모형이 상하기 전에 다시 Wax-up부터 할 것인지 등 지금 생각해보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과정에 나름 수많은 술자의 노하우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의 기공업무는 어떤가? 예를 들어 Zirconia 재료로 위에 언급된 똑같은 작업을 한다면 사용하는 제품이 불량품이 아니고, 사용하는 CAD/CAM 장비가 정상작동하는 이상 표기된 수축률을 잘 적용하여 디자인하고 밀링하고 Sintering하면 된다.
물론 Long-span이나 두께가 부분 부분이 상이하게 다른 Framework의 경우라면 Supporter를 어떻게 설정하여 디자인하고 Sintering을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의 노하우가 있으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일이 진행될 수 있다. 이것 또한 Digital work flow의 장점이라면 장점인 것이다.
이제는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면서 인생의 꽃을 피우기 위한 준비를 하는 과정이 과거에 비해서 조금 달라진 것이 사실이고 그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는 과정에 더 많은 신경과 에너지를 많이 써야하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지금 학교를 졸업하고 일선에서 일을 시작한 치과기공사들중에서는 고온의 Metal casting이나 심지어 보철물 wax-up을 임상에서 거의 해보지 않은 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
현 시대는 과거에 어떤 업무를 해서 주목받고 성장하느냐 보다는 어떻게 업무를 잘 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느냐의 시대로 변모해가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주변인들로부터 인정받고, 그로 인해 아이리스처럼 영롱한 무지개빛을 발하는 인생의 아름다운 모습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다.
아이리스(Eye-less) 눈먼 사람처럼 정확한 정보와 일의 흐름을 무시한 채 맹목적인 노력과 투자가 아닌, 진정한 Iris 꽃이 가진 의미처럼 내 인생의 아름다운 시절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오늘도 그 의미를 생각하며 노력하는 삶을 꿈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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