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전공심화’
상태바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전공심화’
  • 정서영 여성회 회원
  • 승인 2017.12.27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서영 회원
•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회원
• 예다움치과기공소 근무
과거 치과기공사 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 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 자체가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정서영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회원의 원고를 게재했다.

2015년 현장실습을 다녀온 난 기공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현장실습을 너무 만만하게 봤던 때문인지 하루에 서너번씩 멘탈은 깨졌다. 특히 생각지도 못한 일들에 지쳐 졸업 후 멋진 기공사가 되려고 했던 꿈은 무너졌다. 그렇게 힘들었던 실습이 끝나고 국가고시를 치르기 전 친구들은 취업을 위해 기공소 면접을 보러다녔다. 그런 친구들을 보며 기공소에 취업할 의사가 전혀 없었던 나는 국가고시 이후 무엇을 할지 확실한 계획이 없어 불안했다. 방황하던 당시 동남보건대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모집요강을 우연히 보게 됐다. 예전에는 기공소 취업 후 연차가 쌓여 시간 조절이 가능할 때 전공심화수업을 지원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학사학위를 먼저 취득해보자는 생각에 전공심화과정에 지원했다.
당시 전공심화과정은 현실도피처이자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부족한 나를 좋게 봐주신 학과장 교수님이 공석이 된 치기공과 조교자리를 추천해 주셔서 학교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일과 공부 다 놓칠까 걱정하기도
일과 공부 둘 다 놓치지 않고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했지만 많은 교수님들이 도움을 주셨다. 서툴러 실수도 많이 하면서 배웠다.
주간에는 열심히 조교 일을 하고 전공심화수업이 있는 날 야간에는 일하는 만큼 수업에 임했다.
교합학, 임플란트, CAD/CAM, 교정학, 임상치과학 등 3년간 배운 수업보다 더 새롭고 심층적이며 직접 실습으로 진행되는 전공심화수업이 시작되면 정말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즐겼다. 알찬 수업들 중 교합학 시간에 실습한 상·하악 풀 케이스 프로비저널 실습이 가장 인상깊었다. 상·하악 풀 케이스 보철물을 장착한 환자의 모델을 뽑아 정성스레 마운팅 하고 프렙, 진단 왁스업 후, 프로비저널 제작을 했던 수업이었다.
어설프게 프렙 후 시작된 진단 왁스업은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막막했지만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방향을 잡아나갔다. 두 학기에 걸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 애정을 담아 제작과정을 하나씩 넘어가며 실습하고 완성에 가까워질수록 기공에 대한 흥미가 되살아나며 다시 한번 도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종강에 가까워지고 완성후 구경하다보니 신기하게도 전공심화학생들 모두 같은 모델로 시작했지만 1년 뒤 결과물을 보니 단 한명도 같은 모양의 프로비저널은 없었다.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그런지 더욱 인상 깊었던 수업이었다.

전공심화과정 ‘기공의 매력’ 다시 알려줘
치과기공이 아닌 다른 분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했던 전공심화과정이 기공만의 매력을 알려주고 다시 기공을 하고 싶어지게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게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그에 맞게 계획을 짜며 면허 취득 후 1년 후 동기들에 비해 약간 늦게 기공계에 입문했다. 현장실습때의 기억이 남아 기공소 취업은 두려웠지만 다행히 훌륭한 소장님을 만나, 능력 있는 사수들 밑에서 열심히 CAD막내 일을 하고 있다. 일이 많아 힘든 날도 있지만 제때 잘 들어오는 월급과 사소한 것까지 기공초보 눈높이에 맞춰 알려주시고 많은 것을 도와주시는 동료들 덕분에 힘을 얻으며 경력을 쌓고 있다. 앞으로도 일에 지치고 힘들 때마다 같이 손발 맞춰준  든든한 직장 동료들과 기공 일을 다시 시작하게 해준 전공심화과정의 추억을 떠올리며 계속해서 실력을 쌓아가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기공일에 지치거나 슬럼프가 온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쯤은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기공에 대한 흥미를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국에 계신 많은 기공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 시고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더 좋은 일들만 가득 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예다움기공소 동료들도 2018년도 함께 파이팅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항상 일을 성심성의껏 도와주는 창우 오빠 생일도 축하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