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크게 가져라. 깨져도 그 조각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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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크게 가져라. 깨져도 그 조각은 크다”
  • 박진영 여성회 총무이사
  • 승인 2017.11.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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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대학원·박사 졸업까지의 여정

박진영
•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총무이사
과거 치과기공사 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 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 자체가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박진영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총무이사의 원고를 게재했다.

나는 대전보건대 치기공(학)과에 진학했고, 대학 시절부터 실습이라는 명목으로 기공소를 다녔다.
야간과정이 있어 낮에는 기공소에서 일하고 밤에는 수업 듣는 학생이 많았다. 나 또한 아침 7시에 일어나 기공소에 출근했고 저녁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들었다.
당시는 기공일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돌이켜보면 그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줬다는 생각이 든다. 일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성, 인내심 이런 모든 것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국가고시가 끝나고 졸업식을 앞둔 방학 때 동생이 재수를 한다고 서울로 올라간다기에 기회다 싶어 서울에 있는 기공소에 취직했다.
기공경력이 있었기에 신흥대 전공심화를 이어 다닐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도 있었다.
서울에 있는 기공소를 다닐 때는 기본작업은 당연하고 부가적으로 올 세라믹, 빌드 업 파트 쪽을 배우면서 일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항상 반복된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배움도 한계가 있다고 느껴졌다. 다행히 신흥대 전공심화 수업에서는 라미네이트, e-max, 플렉시블 덴쳐, 포세린, 사진수업, 프레지 활용법을 이용한 발표 등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공부를 하다 보니 대학원은 어떤 곳일지 궁금해서 고려대 일반대학원에 진학했는데 기공 일을 배우던 학부시절과는 또 다른 사회였다. 주변에 진학한 학생들을 보면 와서 누구 지도교수한테 갈지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그런 부분도 파악하고 오는데 나는 학부 시절만 생각하고 무심코 입학했던 것 같다.

반복된 삶이 오히려 발전시켜
하지만 일단 입학은 했으니 목표는 가져야겠다고 생각했고, 대학원에 왔으면 가장 중요한 것이 졸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박사 졸업은 매우 중요했다. 석사는 국내논문 등재지급 한편이면 졸업을 하는데 박사는 국제논문 2편을 써야 졸업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입학할 당시에는 국제논문이 아직 없었는데, 조금씩 선배들과 함께 하다 보니 한편씩 국제논문을 준비했고, 해당 논문이 나오다 보니 방법을 알게 됐다. 그러다 지금은 선배, 동기, 후배 모두 함께 노력한 덕에 30편 이상의 국제논문을 썼고 아직도 계속 쓰고 있다.


대학원에 와서 논문 말고도 국가과제를 수행하는 것도 처음 접하게 됐다. 직접 사업계획서도 써보고 사업비도 구상했다. 대면평가와 협약 그리고 사업비 집행 및 보고서도 쓰는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공사가 대학원 나와서 무엇하느냐는 곱지않은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경험하지 못했던 삶은 누구도 공감을 못 한다. 나도 다른 사람들의 삶을 공감 못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나도 처음 국제논문을 쓰는 것은 엄두도 못 냈고 국제논문 읽을 때도 한 줄, 한 줄 단어 찾아가며 몇 백 편을 정리했다. 또한 참고문헌을 수집하고 실험에 실패해서 1000개의 샘플을 캐스팅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국가과제를 처음 해봤을 때는 밤을 새고 다음 날 점심에 잠깐 집 가서 자고 오후에 다시 학교로 오기도 했다.
나는 석사과정으로 입학해 중간에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바꿔 박사과정을 밟아 3년 반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석·박사 통합과정은 4년 과정이지만 학점 이수 및 성적 우수로 추천을 받으면 등록금도 1년 단축되고 3년 안에 과정을 맞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에 나는 3년 내 졸업을 목표로 했다. 3년 안에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목표를 크게 잡으니 3년 반 안에 졸업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나는 “꿈을 크게 가져라. 깨져도 그 조각은 크다” 라는 말을 너무 좋아한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이루지는 못할지라도 지금의 나보다는 발전되어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졸업하고 나서도 아직까지도 앞으로의 일, 미래, 삶에 대한 걱정을 한다. 무언가 이루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에는 또 다른 목표가 생기고 이루면 또 무엇을 할까 걱정하는 등 반복되는 것 같다. 그런 삶이 나를 발전시킨 원동력이라는 생각과 함께 나 자신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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